보리같은 아이들아
- 김용택
아이들아
아이들아
저 빈 들판
캄캄한 땅을 뚫고
찬 서리 찬 이슬에 반짝이며
세상에 눈을 뜨는
파란 보릿잎을
가을벌판에서 보았느냐 아이들아
눈보라치는 허허벌판
언 몸으로 언 땅을 딛고
눈보라를 이겨가는
저 작은 보릿잎과
하얀 잔뿌리를 보았느냐
아이들아
내 사랑하는 아이들아
추운 겨울이 가고
따뜻한 새봄이 오면
저 빈 들판에
함께 푸르러지며
푸른 물결치는
보리밭을 보았느냐
아이들아
겨울보리 같은 이 땅의 아이들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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